윌리엄

하루하루 2013. 1. 18. 07:33

어쩌다 알게되어, 한 동안 내 비밀아지트로 활용하던 카페가 있었다. 부부로 보이는 중년 분들이 직접 운영하시고, 정말 외진 곳에있어 사람도 없고, 가옥을 개조해서 만들어서인지 뭔가 친간한 분위기가 좋았다. 외롭고 힘들었던 2010년 한달에 한번은 꼭 들려서 쉬어가던게 생각난다. 조언을 받으러 한 선배창업가의 사무실에 들렸는데. 마침 그 카페의 근처였다. 그래서 다음 약속을 거기서 잡았다. 


외관은 그대론데. 내가 좋아하던 모습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주인은 없었고, 알바는 불친절 했다. 둘이가서도 잘만 사용하던 룸도 6명 이상만 사용 가능하다며 아예 불을 꺼놨다. 가장 멋졌던 부분중 하나였던 정원도 반이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세스코를 도입한 덕에 초파리가 없어진건 좋았지만.. 대체로 실망스러웠다.



끙. 원래 이런곳이었다.


TAF도 그렇고. 좋아하던 베뉴들이 하나 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뭐 때문일까. 내가 골든에이지 사고에 빠진걸까? 그건 아닐꺼다. 문득 생각이 든게, 초심을 잃어서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내가 윌리엄을 자주 찾던 2010년과, TAF에게 반했던 2011년은 각각 베뉴들이 오픈한 첫 해였다. 


사람 관계도 그렇고 항상 처음이 가장 예쁜 것 같다. 음.. 아니다 초심을 잃지 않은채 성숙한 곳, 관계가 가장 아름다울지도. 다만 그런 것들을 쉽게  볼 수 없는 우리라서. 처음처음 거리는 것 일지도. 


뭐 아무튼. 처음 들렸을 때 부터 지금까지 늘 같은 편안함을 주는, 마지막 남은 한 곳이 있는데. 그 곳 만큼은 지금 모습 그대로 유지 되었으면 좋겠다.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허하다.  (0) 2013.03.02
극딜 서폿  (0) 2013.02.09
첫번째 회식.  (0) 2013.01.13
의식의 흐름대로  (0) 2012.12.21
인연인가.  (0) 2012.12.16
AND